Rath World » 2009 » June

Archive

Archive for June, 2009

시는 걸작이 아닐 바에는 아예 존재하지를 말아야 해.

June 20th, 2009 2 comments

시는 걸작이 아닐 바에는 아예 존재하지를 말아야 해.

그래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낼 소질이 없는 사람은 예술의 길을 단념하고 예술을 해보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해. 물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본 것은 무엇이든 따라해 보고 싶은 막연한 충동을 느끼지. 하지만 그건 정말 욕망일 뿐이지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뜻은 아니거든.

그런데 줄타기 묘기를 부리는 광대들이 마을에 오기만 하면 온갖 판자나 목재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몸의 평형을 잡아보는 아이들을 생각해 봐. 다른 자극을 받아서 그것과 비슷한 장난으로 옮겨 가기 전까지는 그 짓을 그만두지 않아.

그리고 유명한 연주가가 연주회를 열 때마다 그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꼭 생긴단 말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인생의 길을 잘못 드는지, 자신의 소망을 재능으로 착각했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는 사람은 그나마 행복한 편이라니깐.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2권 2장에서 발췌

한동안 니체의 글만 탐독하다가 괴테로 넘어온지 며칠 째.

괴테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Categories: Books, Life Tags:

피아노 연습 :: Kuhlau Sonatine Op.55-1, Op-20.1

June 19th, 2009 3 comments

즐거운 피아노 연습 영상으로 안부 메시지 올립니다. 진행중이던 프로젝트의 끝자락이 보여서 Xacti로 녹화해봤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안감았네요.. -_-;

소나티네 앨범 7번 Kuhlau Op.55-1

소나티네 앨범 10번 Kuhlau Op.20-1

디지털 피아노의 장점을 살려 audio in/out 케이블로 녹음하여 깔끔한 소리를 제공하면 더 좋겠지만, UCC 기분을 잘 표현하기 위해 계속 디캠으로만 찍습니다. 헤헤.

Categories: Personal, Piano Tags: ,

탐욕스러운 설계자 이야기

June 9th, 2009 1 comment

어느 나라에 설계자가 한 명 살고 있었다. 그는 대단히 탐욕스러웠다. 그는 따로 시간을 쪼개어 설계하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객과 요구사항 미팅을 할 때 머리속에서 바로 바로 설계하기를 즐겼다. 

이 방법은 몇가지 면에서 대단히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요구사항 미팅이 끝나면 머리속에 설계안이 완성되기 때문에 미팅이 끝나자마자 바로 코딩으로 돌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on the fly로 설계를 하기 때문에 첫 미팅 자리에서 효과적인 질문을 꺼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후 설계작업을 위한 생동감 넘치는 문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기억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 메모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방법에는 몇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 그는 바로 바로 설계를 해야하기 때문에, 요청사항을 듣고 바로 설계를 할 수 없을 경우 ‘고민하는’ 표정이 고객에게 노출된다. 고객은 이 자가 바로바로 설계하기 때문에 표정이 일그러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해를 양산한다. 

두번째, 고객이 말한 어떠한 항목이 자신의 캐퍼에 속하기는 하지만 고객이 세부사항을 지정하지 않았고, 각 세부사항에 따라 설계안이 꽤나 바뀔 경우 이 설계자는 고객에게 세부사항을 요구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종종 미팅 자리에서 세부사항을 고객에게 묻곤 하는데, 고객이 당황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고객의 자존심이 쎈 바람에 세부항목에 대한 답변을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답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답변은 충분한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고객이 완벽하리라는 상상을 했으니. 

세번째, 설계자 본인의 model pool이 확장되기 어렵다. 대화 중 incremental로 model pool에서 select를 하고,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가진 model 중 가장 근접한 것을 선정하여 요구사항을 자신의 model에 맞춰가기 위해 고객과 협상을 시도할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위험한 점은 이미 잘 써오던 model 을 끄집어내서 협상을 시도하기 때문에 고객이 넘어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이 설계자가 자신의 model pool을 확장하려면 스스로가 정한 별도의 훈련 기간을 거쳐야만 한다. 왠지 부자연스럽다.  

 

철저히 소비 위주의 설계자라 할 수 있겠다. 큰 소비에는 큰 생산이 뒤따른다. 자연스러움을 잃은 행동을 일삼는 그는 고수준의 자기관리가 뒷받쳐지지 않는한 쉽게 지칠 것이다.

Categories: Development, Life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