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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October, 2012

나중이란 시간은 없다

October 22nd, 2012 2 comments

나중이란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이어질 뿐이다. 지금 내가 무슨 결심을 하던, 무슨 소망을 하던, 그것이 계속 이어질 뿐이다. 결심만 매번 하면 결심을 잘하게 된다. 2년전에 내가 그 일을 했었더라면.. 이라고 후회한다면, 후회를 더 잘하게 된다. 우아하고 안찌질하고 남들이 보기에도 멋진 그런, 후회를 잘하게 되겠지.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하면 언젠가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게 되겠지. 운수 좋아봐야 이유만 알 수 있을뿐 고쳐지는건 별개의 문제다.

어떤 행동을 계속하다보면 문득 깨달음이 올때가 있다고 자위하지 마라. 되도 않는 짓거리를 끊임없이 하는 것에 완전히 지쳐버려 사심이 숨쉴 기력조차 없어져 모든 안개가 걷힌 순간이 가끔 올 뿐이다. 그마저도 시점을 놓치면 바로 안개로 뒤덮힌다.

내일의 너는 지금의 너와 다르지 않다. 다음달의 너도 지금의 너와 다르지 않다. 다음달 카드값을 지불하는 너도 지금의 너다. 오늘 푹 쉰다고해서 내일 힘이 날 것 같은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하는가.

한달후의 내가 지금의 나와 완전히 동일한 사람이라고 느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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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휴면 해제 기념

October 11th, 2012 4 comments

쇼펜하우어님이 문장론에 말하길, 이미 사고과정이 다 끝난후 그것을 주르르 뱉는 것만이 옳고 나머지는 다 쓰레기라고 하셨다. 나는 오늘 쓰레기 글을 만들 예정이니, 바쁜 일정에 치이는 분이라면 이 글을 더이상 읽지 않기를 바란다.

근 3달간 글을 안썼는데, 어이없는 개발 이야기나 짦은 단상, 책을 통채로 인용하는 등의 글을 빼면 반년넘게 아무 글도 안썼다고 보는게 옳다. 그동안 나는 예전의 나에 비해 소통을 많이 하고 다녔다. SNS 에서 하는 그런 가식적인거 말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1:1로 레코딩없이 나누는 이야기들 말이다. 서로 마음을 완전히 열어도 상관없는 그런 자리.

사람들마다 나에 대해 하는 이야기는 조금씩 다 다르지만, 공통점을 하나 뽑아 내 맘대로 요약하자면 이거다. “너 이상해”.

안타깝게도 나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대부분의 반 친구들로부터 “너 미친거 같애”, “야이 또라이야”, “변태새끼” 이런 이야기를 항상 들어왔기 때문에, 나를 향한 ‘이상하다’는 피드백은 식상하다못해 내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표현력을 의심하게 될 정도로 재미없는 반응이다. 그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당신들 기준에서 이상한 것이 맞고 이 사실을 본인도 20년넘게 숙지하고 있다.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한 것을 교정할 의지가 눈꼽만큼도 없다. 그냥 저새끼는 원래 저런거라고 보면 나와 관계를 유지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다. 실제로 나와 20년넘게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 혹은 연차는 5년도 안됐지만 나와 깊은 관계가 되어있는 분들은 나를 “저 인간은 원래 저런 인간” 으로 생각한다. 걱정마시라, 나는 나의 이상함을 상대에게 전염시키지 않는다 훗. 알만한 사람은 다 알텐데 굳이 블로그에 왜 이런 글을 쓰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3주전에 제주도로 날라가서 초등학교 절친을 만났다. 그 친구가 나보고 이상하다는 말을 하는건 당연히 괜찮은데, 그 말 하기를 본인 스스로 어려워했다는 점이 참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냥 뱉으시라 친구.

딴 얘기 1. 2012년초 어찌어찌 하다보니 SK Planet 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대한 극심한 편견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일하면서 그게 다 깨졌다. 어쩜 이리 사람들이 착하고 괜찮을까. 어디가든 직원 나부랭이는 그렇다고 클레임을 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고 들은 팀장 이상급들은 문제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변화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실제로 변화를 조금씩 이루어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만족했다. 아, 대한민국 미래가 시궁창 끝은 아니구나. 이제 다시 일 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임원들의 간섭이 심할거라 추측했는데 누구도 간섭하지 않았다. 간간히 핀트가 많이 빗나간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었지만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었다. 대기업이라 당연히 더 개판일줄 알았는데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훨씬 더 일 진행하기가 좋았다. 누구든 이 아름다운 SK Planet 에 가서 이들의 강한 의지를 도와줄 의향이 있다면 냅다 입사지원하시기를 진심 추천한다. 내가 있는 팀에 오면 IaaS 도 할 수 있고, Ruby, Python, Java, Linux C 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MySQL, PostgreSQL, 각종 NoSQL 군들을 설치/운영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원래 이상하니까” SK Planet 에 오래 있지는 않을것 같다. 그래도 “아이 몰라 그만둘꺼야 뷁!” 하는 20대의 무책임함이 조금은 없어졌기에 팀에 들어오시고 충분히 업무에 숙달되실때까지 옆에서 같이 놀아줄거다. 만약 관심이 있어 어떻게든 내게 컨택하시면, 간단한 채팅으로 서로 간을 보고 -_- 양념이 적절하다 싶으면 본격적으로 진행을.

딴 얘기 2. 어언 재택근무 4년차가 됐다. 이쯤되면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아이디어고 프로그래밍 실력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내게 핵심키워드는 오직 하나, 자기관리다. 터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할지라도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이런 개소리를 하고자하는게 아니다. 비겁하게 책임을 전가할 대상이 없다. 상상이 되시는가. 얼마나 끔찍할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지켜보는 괴로움을 즐겨보시라. 오만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를 볼 수만 있게되면 그 다음은 알아서 다 풀린다. 그 상태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벗어났을때 얼마나 빨리 그 상태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느냐, 그것이 내게 제일 큰 이슈다. 뜬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딴 얘기 3. 불안한 상태가 끊임없이 유지되는 것. 이게 나의 행복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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