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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와 외국어 말하기/듣기의 비교

September 23rd, 2009 Comments off

아무리 바쁘더라도 피아노 연습은 적어도 하루에 50분이상 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연습량과 경험이 쌓여 연주에 익숙해지고 재미가 느껴지는 곡들이 여러개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의 degree가 0이고 자신의 이상적인 목표가 100이라고 쳤을 때, 10~20정도까지 가는게 제일 어렵다. 시작은 항상 재미있다. 이제 막 시작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투자한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칭 세리머니가 끝나고나면 어려움의 시간이 몰려온다. 어떤 자세를 가지고 접근해야할지 감도 안오니, 힘에 부치고 진전이 없으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하며 더 쉬운 길이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고생끝에 20~30 degree 까지 갔다면 이미 성공 경험도 쌓여있고, 낮은 난이도의 기술 몇개는 나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감도 조금 왔고, 어느 부분은 그저 즐기면서 해도 되지만 어렵고 재미없는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도 감이 잡힌다. 물론 이것들은 직감이라 현실과의 거리는 멀지만 그것들이 본인의 자신감을 높여줘서 훈련을 지속시켜준다는 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아닐 수 없겠다.

피아노와 스피킹/리스닝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부드러운 흐름이 대단히 중요하다. 훌륭한 프로 피아노 연주자의 경우 느리게 연주해도 곡의 맛이 살고, 빠르게 연주해도 곡의 맛이 산다. 서로 다른 맛이지만 아주 훌륭하다. 게다가 강세(stress)와 인토네이션(intonation)도 중요하다. ff와 pp가 있고 점점 여리게.. 점점 세게 연주할 수 있다. 그저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그것의 변화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거지같은 연주자의 경우 흐름도 뚝뚝 끊기고 도대체 연주라고 할 수가 없다. 한 두번 실수로 끊기는 것은 평균적인 인내심으로 이해해주기도 하지만 그 빈도가 높아지면 청자로 하여금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흐름이 끊겨서 곡을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읽기나 쓰기는 준비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 1시간안에 1,000 word의 에세이를 쓰는 경우라 할지라도 말하기, 듣기에 비하면 엄청난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무슨 표현이 좋을지 3초이상 고민할 수 있다. 게다가 쉬운 부분을 미리 끝내고 어려운 부분만 남겨둔채로 5분 넘게 고민할 수도 있다. 물론 5분안에 더 좋은 표현이나 흐름을 편집해낼 수 없다면 말하기 듣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되지만 말이다.

말하기 트랜잭션에는 롤백이 허용되지 않는다. 모든 내뱉어진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심지어 “아, 아니에요. 잊어주세요” 라고 말하려고 해도 취소 메시지를 말로 잘 풀어내야 한다. 말을 시작했으면 결론을 내야한다.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했으니 쉬었다가 말하는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듣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pause를 누를 수가 없다. 부분 다시 듣기? 그런 게 있을리 없다. 추측하거나 연습하거나 둘 중에 하나밖에 없다.

피아노 1달만 하면 XXX 만큼 할 수 있다. <- 이런 책을 본 적이 있는가? 말하기와 듣기도 마찬가지이다. 키워드나 지식은 복사와 검색이 쉽지만 흐름과 문맥은 복사할 수 없다. 만약 복사에 성공했다면 목적을 달성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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