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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의 대화’ 1825년 3월 27일 일요일 에서

소프트웨어 이야기인줄 알았다.

이렇게 멋진 극장에는 아름다운 무대 장식과 지금까지보다는 더 나은 의상이 필요할 거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그리고 또 단원들의 수도 점차 부족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므로 연극을 하든 오페라를 하든 간에 젊고 실력 있는 단원 몇 명을 새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야 했다. 현재까지의 재정 수입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나도 잘 알고 있어요.” 하고 괴테가 중간에 끼어들어 말했다.

“돈을 절약한다는 이유로 임금이 싼 배우들 몇 명을 고용할 테지요. 하지만 그런 조처로 재정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건 어림없는 일이오. 그와 같은 필수적인 비용을 절약하겠다고 나서는 것보다 더 재정에 해로운 일은 없을테니까. 그보다는 매일 저녁 극장을 관객으로 가득 메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하는 것이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남녀 가수 각각 한 사람에다가 유능한 주연급 남자 배우 한 사람, 그리고 뛰어난 재능과 상당한 미모를 갖춘 주연급 젊은 여배우 한 사람이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될 테지요.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내가 아직 극장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면 재정 상태를 최대한으로 호전시키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를 취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필요한 비용이 모자란다는 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될거요.”

… (중략) …

이어서 배우에 대한 문제가 화제에 올랐고,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거나 오용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괴테가 말했다.

“나의 오랜 공연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중요한 사실은 연극이든 오페라든 몇 해 동안에 걸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리라고 분명하게 예상되지 않는 작품이라면 결코 연습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5막 짜리 연극이라든지 그와 같은 길이의 오페라를 연습하는데 얼마나 많은 힘이 드는지를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의 가수가 모든 장면과 막에 걸쳐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완전히 소화하려면 많은 노력이 듭니다. 또한 합창단이 제대로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나는 가끔 어떤 오페라의 성공 여부에 대해 아무 예측도 못하면서 몇몇 불확실한 신문기사만을 믿고 경솔하게 연습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섬뜩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 독일에도 그런대로 쓸 만한 역마차 제대로 완비되어 있고 심지어 급행 역마차까지 운행이 시작되었지요. 그러므로 다른 지방에서 새 오페라가 공연되어 호평받았다는 소식이라도 들려오면, 나는 연출가나 믿을 만한 단원을 현장으로 보내 실제 공연을 직접 보고 확인토록 할 것입니다. 즉 찬사를 받고 있는 새 오페라 작품의 좋은점과 유용한 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능력으로 공연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확인하여 알아 오게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여행에 들어가는 경비는, 그로써 얻게 될 막대한 이익이나 혹은 불행한 실패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과 비교한다면 아무 문제도 아닌 것이지요.”

“그리고 공연 연습을 끝낸 좋은 작품이나 좋은 오페라가 관객들의 호응을 받아 극장의 좌석이 가득 메워진다면 며칠씩 짧게 간격을 두고 계속 공연해야 할 테지요. 나온지 오래된 좋은 작품들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러한 작품들은 오랜 기간 동안 공연되지 않고 묵혀져 있었으니까, 이제 그것들을 무대에 올려 다시 성공을 거두자면 마찬가지로 적잖은 연구가 필요할 테지요. 물론 이러한 작품들의 공연도 관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한 짧은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여 공연해야 합니다. 항상 새로운 것만 찾는다든지, 각고의 노력으로 연습한 좋은 연극 작품이나 오페라를 단 한 번 아니면 고작 두 번만 보고 만다든지, 또 이러한 작품의 공연 간격을 주에서 8주 정도로 길게 잡아놓고 그 사이에 다른 작품을 새로 연구하는 일을 반복한다면, 이런것들이야말로 연극을 망치는 일이며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힘을 남용케 하는 것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요.”

괴테는 이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고 또 절실하게 가슴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것은 평소에 너무도 침착한 그로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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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쾌락은 하향로에 속한다

모든 쾌락은 하향로에 속한다. 쾌락을 추구할 때마다 그대는 아래로 향한다. 쾌락은 무의식의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쾌락은 고뇌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다. 고뇌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 빠진 상태다. 세상은 변함이 없다. 고통은 여전히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걱정거리는 더 커진다. 그대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대가 무의식적일 때에도 모든 것은 성장한다. 그대가 무의식 속에 빠져 있다고 해서 가만히 정지한 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대의 불행과 고통은 점점 커지면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그대는 무의식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다시 의식의 세계로 돌아올 때 그대는 회피했던 모든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

쾌락은 도피다. 그러므로 쾌락은 별 가치가 없다. 사실, 그것은 쾌락이 아니라 일종의 자살이다. 그대는 등을 돌리고 문제를 회피한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다시 의식의 세계로 돌아와야 한다. 일단 의식적인 존재로 태어난 이상 영원히 무의식 상태에 있을 수는 없다. 무의식 속으로 다이빙해 들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물 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잠수해 있겠는가? 그대는 다시 표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오랫동안 무의식적인 상태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술과 마약, 섹스 등을 통해 그대는 무의식적이 된다. 순간적으로나마 모든 근심 걱정을 잊는다. 그러나 이런 망각의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아무 도움도 안된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그대는 반복해서 의식의 표면으로 돌아와야 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본래 상태로 돌아왔을 때 그대는 불안과 고통 등 모든 문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오히려 전보다 더 증가한 상태다. 그대는 두려움을 느끼고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그대의 존재 전체가 두려움에 떤다. 그래서 그대는 다시 쾌락 속으로 도피한다. 이렇게 도피할 때마다 문제가 증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할수록 더 많은 술이 필요해진다. 마취제의 양이 점점 늘어간다. 첫날에는 소량의 마약을 복용하고도 무의식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며칠 후에는 무의식 상태에 빠지지 않는다. 여전히 의식이 있다. 수많은 근심 걱정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더 많은 양의 마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양도 조만간 충분치 않게 된다.

서양의 붓다 216 -21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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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원하지도 않는 수많은 일을 계속한다

그대는 원하지도 않는 수많은 일을 계속한다. 누가 그대를 강요하는가? 그대는 표류하고 있다. 아무도 그대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대는 왜 그런 일들을 하는가? 그대는 깨어 있지 못하다. 이것은 사슬과 같다. 한 가지 일을 하면 또 다른 일이 생겨난다. 하나의 일이 다른 일을 끌어오고,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그대는 언제 멈출 것인가? 매순간이 멈추기에 알맞은 순간이다. 관찰하라. 그리고 그대 스스로 만든 이 거짓의 연결 고리에서 벗어나라.

서양의 붓다 헤라클레이토스 강론 110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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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Life

집단과 광기

음미해볼만한 내용이라 그대로 옮긴다.

 인류는 집단을 형성하는 동물이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듯이 군거본능 때문은 아니다. 개인의 정신이란 수많은 온갖 사적환상의 소굴로써, 인류의 개체는 홀로 내버려둔다면 개인으로서의 일체성과 일관성을 보유할 수 없으므로 현실에 적응할 수가 없다.

인류가 연명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사적환상을 부분적으로나마 어느 정도 공동화해서 공동환상을 만들고, 그 공동환상을 마치 현실인 양 간주하여, 이 의사현실에 적응하는식의 우회로를 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작게는 가정의 일에서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형성하는 집단은 공동환상에 기반을 두고 성립되어 있는 것이다.

어떠한 집단이건, 집단의 문화/도덕/이상/규범/풍속/상식/제도 등을 비롯한 그 밖의 일체의 것이 환상의 산물이다. 어느 집단 속에서 현실로 간주되던 것조차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어느 집단에서의 냉정한 현실주의자는 다른 집단에서는 열기에 들뜬 망상광의 범주에 들는지도 모른다.

집단이라는 것이 어떤 합리적 기반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 집단은, 어떤 불행한 조건 아래서 간혹 미쳐버리는 수가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기본적인 면에서는 정상이나 표면의 말초적인 점에서 때때로 미쳤다는 것도 아니고, 집단이 집단인 한 본질적으로 미쳐 있는 것이다.

집단의 공동환상이 환상임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 공동환상에 자기의 사적환상을 공동화하고 있는 자 – 곧 집단의 구성원뿐이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집단 이외의 집단은 필연적으로 괴상하고 광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기는, 개인이 자기 속마음은 좀체로 밝히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외면을 몸에 걸치고 몸단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집단도 여느 집단에게 수상쩍게 보일 부분은 보통 숨기고 있으므로 이것은 반드시 명백하진 않지만, 어떤 기회에 집단의 본심이라든가 실태가 드러나면, 그 집단의 구성원 이외의 사람들은 곧장 아연해진다.

어떠한 집단에서도, 다른 곳에서는 결코 통용할 것 같지 않은 일이 많건 적건 상식이니 관례니 해서 통용되고 있다. “어찌 그런 바보스럽고 가혹하며 어처구니 없는 일이 태연하게 통용되는 것일까. 바보천치들만 모여 있는 것도 아닐텐데, 말리는 사람은 없었던가” 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불가사의 하겠지만, 집단 안에 있는 자들로서는 알지 못한다.

몇년전부터 예스24에서 일시품절로 표시되어있어 지인들에게 추천도 못하는 책, 기시다 슈가 쓴 게으름뱅이 정신분석 2 의 ‘집단과 광기’ 파트에 있는 내용 일부분이다. 게으름뱅이들의 정신은 도대체 어떤가-를 다루는 내용이 아니라 저자인 기시다 슈가 자신을 게으름뱅이라 칭하여 ‘게으름뱅이가 해본 정신분석’이 이런 제목으로 출판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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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저녁

한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일기장을 오늘 무심코 펼쳐보고는 깜짝 놀랐네. 모든 사태를 잘 알면서도 나는 한 발 한 발 빠져들고 있었던 걸세!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언제나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어린애처럼 행동한거지. 지금도 그렇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의 빛이 보이지 않는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8월 8일 저녁 –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