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h World Notes by Jang-Ho Hwang

31Mar/144

독일로 이사

Posted by Jang-Ho Hwang

5년전 어느 여름 아내와 함께 런던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아내의 학교생활이 거의 끝나 며칠전 독일로 이사했다. 런던에 처음 왔을 때는 1-2개월정도 "나도 취업이란걸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원격알바와 앱개발로 생활비가 잘 충당되었기에 취업 생각은 완전히 버렸었다. 아니 생활비가 충당하지 못했더라도 취업은 안했을거다.

내게 회사생활이란 아주 오래된 어떤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것만 하는 회사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 할 수도 있을텐데 기업을 그렇게 경영하다가는 초고속으로 망할거다. 그래서 나는 회사라는 곳에 들어가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모든 내 성향을 죽이고 그들인척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더 지루해진다.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것은 프로그래밍 얘기가 아니다. D라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A, B, C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점프하면 오래가지 않아 반발심으로 인해 튕겨나가거나 균형이 깨진 헛똑똑이가 된다. 어떤 특정 분야에서 내가 T 지점에 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19단계를 그대로 답습해야 한다. T 까지 가는 길목에서 놓치고 왔던 것들을 다시 되짚을 수 있다고 위로해볼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위로일 뿐이다. 게다가 T 까지 왔는데 "이 산이 아닌가벼"를 느끼기라도 했다면 그건 정말 끔찍하다.

그래도 독일에서 취업을 한다면 언어장벽 때문에라도 조금 더 재미있는 회사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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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Aug/130

습관

Posted by Jang-Ho Hwang

어떤 일을 반복하다보면 그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그 행동이 무엇이든간에 습관이 되어버리면 평범한 행위가 되어버린다.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할 수 있다. 그 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혈관이 있다 친다면 혈관의 크기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웬만한 혈류랑으로는 혈압 상승이 조금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저 반복하기만 해서는 새로운 습관이 자리잡기 어렵다. 그 일을 시작하여 끝나는 지점까지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 예를들어 하기 싫은 일은 습관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 일을 수행하는 내내 하기 싫다는 생각이 끼어들어 흐름을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하기 싫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어야 한다. 아무 생각도 없어야 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없어야 한다. 그 일을 왜 해야하는지도 생각하면 안된다.

그 일의 규모가 꽤나 커서 생각없이 하기에 무리가 많은 경우, 그 일을 인수분해하여 각 원소들을 처리하는 것을 먼저 습관으로 만들고 이것들을 이어가는 것만 따로 연습하면 된다. 생각없이 로보트처럼 무엇을 하는 것은 명백히 재미없는 일이므로 언제까지 연습해야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끝나는 지점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간단히 체크할 수 있다. 인간은 (특히 남성은) 멀티태스킹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습관으로 자리잡아 의식없이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멀티가 가능하다. 나는 담배를 입에 물고 양손으로 피아노를 치면서도 지난밤 꾸었던 꿈을 회상할 수 있다. 이 경우 내가 의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은 오직 지난밤에 꾸었던 꿈을 되씹는 것뿐이고 나머지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내가 '~하면서도 ~ 할 수 있다' 라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를 돌이켜보면 그저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할만한게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무어라도 생각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문장이 좀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일을 끊김없이 실수없이 반복하면서 다른 잡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성공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정 습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일 때를 위한 글이다. 습관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의식이 끼어들지 못하는 구역이므로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인생이 재미없어지고 아무 일도 안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엄습하더라도 너무 우울해하지 말자. 너무 익숙하니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인지할 수 없게 되어 기억할 수 없을 뿐이다. 이럴땐 습관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것을 공부하면 된다.

습관을 만들 때 주의해야할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처음 연습할 때 아주 천천히 해서 오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흐름이 끊기면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고 했지만 이또한 반복되다보면 흐름이 끊기는 것조차도 습관의 일부로 녹아들어 항상 같은 지점에서 흐름이 끊기거나 오류가 재생된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거나 각종 알림 때문에 흐름이 끊겼겠지만 어느새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도 알아서 흐름이 끊겨버리는 것이다.

습관은 의식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기계처럼 죽어 있는 것이며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회사일을 하며 돈을 버는데 사용한다는 등 좋게 활용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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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Aug/131

집중

Posted by Jang-Ho Hwang

평소와는 다르게 활동력을 갑자기 늘리려 한다면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머리에서 지워버리면 된다.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들은 대부분 보잘 것 없고 의미를 찾는다 하더라도 국소적이다. 활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도 하고 활동중에 곁다리로 얻어진 경험들이 나중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것들이 다 뼈가 되고 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독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하지 않거나 이 사회의 구성원(보잘 것 없게 평가될지라도)이 되기 위해서는 활동이 필수이므로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머리에서 잠시 비활성화하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높은 생산성을 위한 책들을 한 번 둘러보자. 흔하디 흔한 '집중' 이란 키워드가 있다. 집중하면 어떻게 되는가. 집중 받은 곳 이외의 모든 영역들을 전혀 인식할 수 없다. 전체를 인식하고 있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집중하고 있는 자는 그저 어리석음의 경지에 도달한 것 뿐이지만, 집중한 자의 시각에서는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로 전락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집중한 자는 자신의 삶 속에 뿌리깊게 박혀 쉬지않고 자신을 괴롭히던 수많은 이슈들과 고통들을 잊고 황홀감에 젖어드는 보너스까지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술에 취해 어리석음을 얻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 이 사회에서 장려하는 합법적인 상태이고, 많은 관리자들이 이런 자들을 선호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뭐 하나에 빠져있는 사람은 사회 또는 사내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발견하더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영역에서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주기 때문이다.

집중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인식하며 활동하기 위해서는 숙련되어야 한다. 집중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숙련될 수 있다.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을 해내려고 할 때 집중하는 것이다. 집중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은 그만큼 허영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이다. 차근차근히 하자. 마취는 언젠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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