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h World Notes by Jang-Ho Hwang

29Dec/143

2014년 끝내는 기념

Posted by Jang-Ho Hwang

어느덧 마지막 포스팅을 한지 6개월이 지났다. 처음 몇주동안은 괜찮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글쓰기를 미룬 자신의 게으름을 무마할만큼 높은 품질의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글을 매일매일 쓰면서 '오늘 하루 정도는 거지같은 글을 써제껴도 별 상관없어' 패턴에 빠지는 것이 더 나쁠까 글을 안쓰면서 압박을 받는게 좋을까. 둘 다 좋지 않은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실테니 이쯤에서 서론은 끝.

나는 내 블로그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무엇이 옳고 그른가 토론하는 매체가 되지 않기를 원한다. 우물밖의 개구리짓은 사회생활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외의 대부분의 공간에서는 우물안의 개구리로 살기를 원한다. 나는 내 우물을 사랑한다.

지난 7월초 어느날 침대에 누워 "내가 독일에서 뭘하고 있는거지" 생각에 한국행 비행기표를 충동구매했고 7월중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런저런 익스트림 생활들을 거치다보니 어느덧 12월 30일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부채도 잔득 생겼고, 운전면허와 자동차도 생겼고, 1년넘게 1~2번만을 헤매이던 체르니40번 진도도 7번까지 뺐고, 헬스장도 다니기 시작하여 personal trainer한테 매 50분마다 6만원이라는 거금을 바치며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도 하다.

곧 한국나이 36살이 끝난다. 올해는 나답지 않은 일을 많이 했다. 2015년에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대량으로 터져서 종종 패닉하며 살기를 바란다. 모든 불안정한 영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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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Jun/140

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 획득하라

Posted by Jang-Ho Hwang

학습이나 행동에 필요한 의지가 만들어지려면 그만큼의 고통이 필요하다.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을 알려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역효과만 생겨 정작 그 사람이 학습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을 때 방해나 될 것이다.

한편 자기가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십대 이후에 어떤 재능이나 스킬을 의식적으로 노력하여 얻은 사람과는 달리 그저 그 능력이 어느새 주어진 사람들이다. 이렇게 유전자와 함께 혹은 어린시절 가정교육으로부터 내려받은 재능들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몸이 낡아감에 따라 그 재능들도 함께 낡아가는데 동작원리를 모르니 문제가 생겼을 때 유지보수가 안되고, 그 능력에 의존하고 있던 다른 능력들도 다 함께 비활성화되어 곤혹을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 획득하라" - 괴테님 말씀

조상이 남긴 유물을 거절하고 스스로의 길을 알아서 찾아보라는 흔한 말보다 난이도가 낮고 효율도 좋으며 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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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Mar/1411

독일로 이사

Posted by Jang-Ho Hwang

5년전 어느 여름 아내와 함께 런던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아내의 학교생활이 거의 끝나 며칠전 독일로 이사했다. 런던에 처음 왔을 때는 1-2개월정도 "나도 취업이란걸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원격알바와 앱개발로 생활비가 잘 충당되었기에 취업 생각은 완전히 버렸었다. 아니 생활비가 충당하지 못했더라도 취업은 안했을거다.

내게 회사생활이란 아주 오래된 어떤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것만 하는 회사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 할 수도 있을텐데 기업을 그렇게 경영하다가는 초고속으로 망할거다. 그래서 나는 회사라는 곳에 들어가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모든 내 성향을 죽이고 그들인척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더 지루해진다.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것은 프로그래밍 얘기가 아니다. D라는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A, B, C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점프하면 오래가지 않아 반발심으로 인해 튕겨나가거나 균형이 깨진 헛똑똑이가 된다. 어떤 특정 분야에서 내가 T 지점에 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19단계를 그대로 답습해야 한다. T 까지 가는 길목에서 놓치고 왔던 것들을 다시 되짚을 수 있다고 위로해볼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위로일 뿐이다. 게다가 T 까지 왔는데 "이 산이 아닌가벼"를 느끼기라도 했다면 그건 정말 끔찍하다.

그래도 독일에서 취업을 한다면 언어장벽 때문에라도 조금 더 재미있는 회사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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