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출근과 창의성의 관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출퇴근이 상당히 제멋대로이다. 불규칙한 생활을 지속해나가려면 엄청난 의지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규칙적인 생활에서 필요한 의지력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는데, 불규칙에서의 의지는 자유의지이고 규칙에서의 그것은 자유의지를 짓이기는 의지이다. 그 무엇을 선택하든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저 자신의 성격과 정체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형태를 선택하면 된다. 단, 단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역할연기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자유의지를 좇아야 하는 직업은 예술가이다. 자유의지를 짓밟은 자가 어찌 타인을 감동시키는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겠는가.

예술가 얘기가 나온 이유는 오늘 읽었던 어떤 article 에서 본 내용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article을 살펴보자.

 

The Artist 

People think being an artist must be a wonderful way to earn one’s living. And of course, there are lots of great things about working for oneself, at home alone, even in a cold studio like mine. What I really like is that nobody tells me what time to start in the morning. I like to paint as soon as I wake up, which is always early, but isn’t the same time every day. And nobody tells me what to wear, or whether I can take the afternoon off and go to a football match. 

 

여기까지는 좋아 보인다.

 

But then, I have no one to chat with when I’m bored, no one to discuss last night’s match with during the office lunch hour. Sure, I can spend the afternoon doing something I enjoy like cycling or gardening if I choose. But the work will still be there when I do finally get back home

 

살짝 측은함이 느껴진다.

 

Unfortunately, working at home means that people can always find me, whether I’m bored or not, and once I’ve answered the doorbell, it’s too late – my thoughts have been interrupted. No one would dream of calling in if I worked in an office, but I find myself listening to friends’ troubles. As they talk, my ideas disappear and I feel increasingly stressed thinking of my work waiting to be done

 

공감 백배.

 

However, when I hear the traffic news on the radio, and imagine my friends sitting miserably in their cars in a jam, felling bored, or waiting unhappily for an overcrowded tram in the rain, I realise that I really haven’t got much to complain about. I find a CD which will start me thinking, turn it up really loudly and begin another picture. 

 

된장남, 된장녀들을 지지해줄 단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한다면 그들과 비슷한 정서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은 별도의 의사소통이 필요치 않은 일이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밤에도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은 우리는 늦게 잠든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7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은 습관이 잘 녹아든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일어나야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회사까지 가야한단다. 회사를 제 시간에 출근해야하는 진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논리적으로 감성적으로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시 출퇴근을 강요받는 것이다. 이것은 꼭 회사의 상사가 강요할 필요도 없다. 거의 모두가 그렇게 하므로 상사의 사심섞인 강요가 없을지라도 자연스럽게 된다. 아 실수,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절대로 자연스럽지 않다. 잘만큼 자고 일어나야 된다. 물론 매일 아침 6시면 눈이 떠지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들은 스트레스 관리를 상당히 잘하고 있는 것이거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상당히 건강하거나 혹은 충분한 수면이 필요할만큼 하루를 밀도있게 보내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되는 시절은 갔다. 

 

결국 하루를 시작하는 지점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서상태의 변동 추이가 비슷하게 맞춰진다. 내가 짜증은 날지라도 동료들도 짜증나 있으니 외롭지 않다. 하지만 예의바른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짜증을 숨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억눌려진 감정들이 비슷해져서 외롭지 않게 된다. 이쯤되면 자신이 어디로 가고있는지를 놓치기가 쉽다. 이렇게되면 더욱더 동료들과 코드 맞추기가 쉬워진다. 같은 장소에 묶여있으면 여러가지 사건도 함께 경험하여 더욱더 동료간 결합도가 향상되는 장점도 있다. 물론 짜증이 폭발하여 싸움이 날수도 있다. 싸움이 꼭 나쁜 것인가? 싸움은 열린 마음을 필요로 하며 포장되지 않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바로바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작업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비슷한 정서상태로 묶여 있기 때문에 동료들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려워진다. 이것은 분명 가능한 일이지만, 대단히 어렵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을 보고 비슷한 기분을 느끼며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말인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기업은 창의성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따지고보면 창의성을 죽여야만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 창의성은 그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창의성이 발휘되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든다. 그래서 큰 기업들은 아이데이션 파트에 투자하기보다는 기업 외부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다 이를 적절히 가공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러므로 정시 출근을 하면서 창의성에 집착하지 말자. 그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환경의 문제이다. 만약 환경이 훌륭하다면 감사히 창의성을 발휘하면 된다. 혹시 환경이 아주 빼어나게 훌륭하다면 정시 출근을 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안되겠으나 이런 환경을 만드는 작업은 양질의 학습과 양질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데다가 구성원 개개인을 계몽시키는 작업이 수반되므로 대단히 어렵다. 한 번 생각해보자. 직원 모두에게 창의적인 환경을 제공해줬다면, 창의성을 필요치 않는 대다수의 일들은 도대체 누가 처리하겠는가. 그렇다고 누구는 창의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고 누구는 제공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예상된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7 Responses to “정시 출근과 창의성의 관계”

  1. rainygirlX �…

    � X�| �@ �0 � �xD ����  ��D ��  ���0….

  2. rath says:

    우울한딱따구리 :

    회사를 제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연봉계약서 또는 사규에 출퇴근시간 및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거기에 동의한다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이지요 -_-;;

    대단히 현실적인 의견이라 토를 달 수가 없군요.. -_-;

  3. 회사를 제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연봉계약서 또는 사규에 출퇴근시간 및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거기에 동의한다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이지요 -_-;;

  4. ucandoit says:

    우연한 경로로 와서 읽게 되었는데요.
    이유는 다르지만 결론은 찬성 미투 100개입니다.
    제 생각을 좀 더 보태자면, 창의성은 단순노동과 같이 먹고 자고나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문득 내려오는 영감과 같은 것이라, 정해진 시간에 일을 시작하고 마치는 패턴에서는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그 환경이 매우 스트레스를 주는 곳이라면 말입니다. 게다가 창조적인 일은 순간의 집중력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 집중의 시간이 새벽일 수도 있고 점심 시간일 수도 있으며 퇴근 시간 후일수도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문제입니다.
    전통적인(?) 아시아의 기업 문화에서 창조적인 업무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확실히 한계가 있습니다.

  5. rath says:

    세라비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시 읽어보니 주장만 길게 늘어놓느라 근거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쓰지 못했네요. essay 쓰기가 쉽지 않군요. 소중한 의견 감사히 받겠습니다. ^^

  6. 열이아빠 says:

    예전에 창의성 이야기 듣고 매일 같은 패턴보다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보라는 이야기에 출근 경로를 바꾸어보았다가 왕창 늦었던 기억이 나네요…..그래도 일상속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느껴보았습니다.

  7. 세라비 says:

    저도 정시 출근을 잘 못하는 편이긴 한데… 생활 습관과 창의성 사이의 관계에 대해 긴 글 치고는 근거가 빈약한 것 같네요. 창의성이란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 (단순히 열정+노력인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