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무엇을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은 의미가 없다.  무엇을 해냈다는 내용의 글 또한 별로 의미가 없다. 그 행동 자체로서의 의미가 얼마나 없었으면 글이라는 형태를 빌어 또 한번 출판되어야 했을까.

나는 지금 집 근처 할리스에 앉아있다.  맞은편 테이블에 혼자 이어폰을 끼고 공부를 하고 있는 아가씨가 있다. 한동안 읽던 책을 덮더니 연습장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중간중간 창밖을 3~5초정도 멍하니 응시한다. 마치 바깥 풍경을 스케치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잦은 빈도로 말이다. 그 아가씨의 노트는 어느덧 30줄이 넘어간다. 연필을 사용하고 있나보다 중간중간 지우개를 쓰는 모습이 보인다.

저 사람이 무슨 글을 왜 그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저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아무 이유없이 창밖을 응시하면서. 그렇지만 지우개는 안쓸거다.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거든.

285 Responses to “글을 쓰는 이유”

  1. @dolpang2, 나쁘지 않은 용도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그런 용도로 글을 썼을 때의 문제점이라면 분명히 기록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가 반복될때가 많더라고요. 기록을 안했다면 핑계라도 댈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

  2. dolpang2 says:

    어려운 글이네요^^; 제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주로 나중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기록해놓는 용도로 쓰는 것 같군요…

  3. 아크몬드 says:

    조금 더 익숙한 도구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언젠가 다시 읽으며 싱긋 웃을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