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을 한 곳으로 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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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의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는 주의력이 상당히 쉽게 분산되는 사람이라 시야에 많은 것이 들어오면 쉽게 주의력을 잃는다. 그러나 웹서핑에서의 광고는 내 주의력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 광고는 레이아웃 패턴이 고정되어있는데다가 광고를 통해 정서적, 경제적 이득은 논외로 치더라도 재미요소조차 얻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광고를 싫어하는 사용자가 광고의 패턴을 자연스럽게 학습, 분석하게 되어 머리속에 자동 필터링 엔진이 탑재되고 난 뒤엔 더이상 광고는 인지되지 않는다. 존재감이 없어진 녀석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광고는 나의 주의력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므로 더이상 광고를 싫어하지도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웹 사이트의 광고수익이 대단히 높은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의 주의력 전이 시스템은 나와 다른 듯 하다.

그게 놀이든 프로그래밍할 무엇이든 관리할 무엇이든, 머리속에 퀘스트가 생겼고 그것에 대한 책임감이 마음속에 주입되었다면 주의력을 빼앗아 가는 것들에 대해 일시적으로 무척 호전적이 된다.

오프라인일 경우 째려보거나- 개무시하거나- 그룹을 떠나거나- 온라인일 경우 일촌을 끊거나- 메신저 차단을 하거나- 탈퇴를 하거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주의력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자(혹은 그룹)의 의도나 morality 따위는 내게 전혀 도움이 안되며 주의력을 목적지에 다 소모하고 나면 주의력을 지키고 있을 때 그토록 싫어하던 공격자들에게 다시 호의적이 된다. 단, 주기적으로 나의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렸던 전적이 있는 개체와는 관계를 끊게된다. 개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것이 사람일수도 있고 그룹일수도 있고 어떤 서비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 싸이월드나 미투데이를 탈퇴하고 바로 재가입한다거나)

그런데 이러한 의도에서 생기는 관계끊기 행위는 자신의 주의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지 주의력을 빼앗아간 자의 책임은 결코 아니다. 본인은 피해를 입었지만 개체는 피해를 입힌 적이 없다. 세상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이런 의도로 세상을 바꾸려 하는 것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므로 세상을 분석하며 그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하겠다. 게다가 이런식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온 결론은..

  • 주의력 분산 방지 욕구를 어느정도 버리는 것 (욕구 자체 변형은 개인의 취향과 철학에 따른 문제이니 언급하지 않음)
  • 주의력를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것
  • 주기적인 주의력을 필요로 하는 외부 개체에 대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필요한 정보만을 얻는 것

들이 있겠다.

최소한의 주의력만 나눠주면서 외부 개체를 '관리하고 있다'는 정서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API를 통해 필요한 정보만을 취하는 것이다. API 가 없다면 API 를 만들어서라도 주의력을 보호하고 싶다. 마치 기획자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기분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주의력을 빼앗아 오려고 하고, 나는 주의력을 지키고 싶어 하니까.

나는 개인의 이익(정서적,경제적,초자아적)을 최우선시 하는 사람이므로, 내 주의력을 보호해주는 도구는 최소의 인원들만 사용하게 할 것이며 이 도구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생긴 노하우들은 타인의 주의력을 빼앗아 오는데 사용될 것이다. 주의력을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교묘해져야만 하겠다.

나쁜 놈이 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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