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게 할당한 수많은 고정관념들이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별의별 말도 안되는 것들이 수두룩한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이야기인데도 전혀 기분나쁘지 않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때가 참 많다. 그래서 어떠한 오해가 생기더라도 풀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강건너 불구경하는 습관이 있다. 게다가 나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이란 항상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다. 그 사람들이 내게 오해를 품는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해를 풀어놔야겠지만, 이외의 사람들쯤이야 나를 어떻게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자들을 희롱하는 개구장이 마음이 살아나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보든 실제로 그런것처럼 행동해주는 습관이 생겼다. 나쁘게 보면 한없이 나쁜 행동이지만, 좋게 보면 내 시간을 상대방의 시점에 맞추어 온전하게 써주는 것이기도 하다. 내게 재미있는 일임은 확실하지만, 상대방이 실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신뢰하지 않고 탐구하듯 접근하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신뢰로 인해 나는 기만하는 자가 된다. 실제 나라는 사람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인데 상대방이 그걸 굳게 믿고 있으면 안되지 않겠는가. 제대로 사기꾼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의 장난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가 내게 사기꾼 Stereotype을 입히는 순간 사기꾼처럼 행동해준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라고는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조금도 진지하지 않고 여가 시간에만 하는 일이므로 트랜잭션이 길어질수록 내게 불리하다. 그가 나를 적극적으로 버려야한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평판을 받는 것은 대체로 내게 유익하고, 긍정적인 평판을 얻는 것은 대체로 내게 불리하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흥미가 없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정확히 파악은 못하겠는 사람'으로 남아서 계속 탐구당하는 것이 즐겁고, 이 즐거움을 상대방에게도 꾸준히 돌려주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간파하여 Stereotype을 씌우려는 질문은 그 어리석음을 보는 과정에서 항상 기분이 나쁘고, 탐구하고 알고자하는 질문은 언제나 즐겁다.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말이, 겸손하거나 지혜로운 자세로 치부되는 경향(이 또한 stereotype이 아니던가)이 있는 것 같다. 그는 스포일러를 적극적으로 배제하며 가까운 미래에 분비될 도파민을 존중하고 있을 뿐이다. 겸손은 개뿔. 쾌락을 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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