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꿈에 한 번씩 나오는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이후 본 적이 없고 딱히 기억할 만한 추억도 없지만 외모도 특이하고 성씨도 특이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찾아보니 명동 근처에 병원을 개업했다. 오랜만에 찾아가도 모르는 척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뻘쭘해서 근처에 갔다가도 그냥 돌아오곤 했는데, 나는 요새 천식이 조금 생겼고 이 친구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라 왠지 자신감이 생겨 오늘 병원에 들어갔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혹시 잠동..?" 멘트를 던져줘서 바로 말 놓고 수다를 시작했고 다음 주에 따로 보기로 했다. 한 30년 미루던 숙제를 한 것 같아 몹시 후련했다. 진료비를 받지 않아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나도 그랬을 거 같아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너무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을 만날 때는 항상 부담이다. 도메인이 다르면 동일한 철자의 단어나 숙어를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는 경우가 있다. 명시적인 의사소통이 될 가능성이 낮아 많은 부분을 신뢰에 의존해야 하는데, 의사나 개발자나 신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 직업인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건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므로 잠이나 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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