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사주방과 읽기 전용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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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사주방 관람하기 꿀잼이다. 명리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정리가 너무 안 돼서 역량을 높이려면 계속 여러 명 봐주면서 글자의 미세한 차이를 직접 관찰하는 수밖에 없는데, 클럽하우스에서는 남들이 다 지켜보는 데서 사주를 보니 버스 탈 수 있어서 좋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처음 접할 때는 되게 대단해 보이게 마련이라 사기꾼의 먹이가 되기 쉬운데, 요새는 무료로 사주를 봐주거나 강의하는 분의 수도 많아져서 고객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기꾼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거다.

사주는 정밀도는 낮지만 대상을 아주 빠르게 적당히 범주화하는 데는 최고의 도구인 것 같다. 정밀도는 점성술이 훨씬 높지만 해석에 포도당을 너무 많이 써야 하고, 높은 정밀도 때문에 비전문가인 상대방에게 정보를 요약하여 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다 이해시켰다 하더라도 집에 가서 기억나는 문장이 거의 없을 거다.

사주나 점성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읽기 전용이라는 거다.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무슨 색 옷을 입고 어항을 놓고 식물을 키우고...는 신념으로 현실을 조작하는 마법으로 명리학도나 점성술사가 해줄 말은 아니다. 마법은 정신력 싸움이고, 정신력이 그 정도 되는 사람이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자기 운명을 물어보는 일은 별로 없다.

고칠 수 없는 속성 때문에, 너도 할 수 있어!! 하면서 사람 노예 만들고 마케팅 해대는 현대 사회 분위기와 조금도 맞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기 명식을 알게 되면 방황이 현저히 줄어든다. 방황하는 자들에게 거짓 목표를 주입하여 노예로 부리는 기업들에게 치명적이다. 기득권들이 매우 곤란해질 거다.

팔자를 뜯어고치려 하다 보면 결국 종교나 도를 아십니까에 가게 되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팔자에 역행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삶을 살게 된다. 역시 사주나 점성술은 미신으로 치부하는 것이 사회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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