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뛰어난 개발자가 될 수 있나요?' 질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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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구글 리더님이 꾸준히 던져주시는 먹이들의 대부분은 내가 관심이 있어 직접 등록한 식당(-_-)이다. 솔솔한 재미를 주는 Shared Item이 있나니, 마치 골방에서 계획대로 내 마음대로 살다가 간만에 외출해서 지인에게 '요새 명동 어디어디에 있는 식당에 파는 뿡뿡라면이 맛있더라'라는 얘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어설픈 기업 블로그를 제일 못 믿겠고요, 지인이 보내준 메시지를 가장 신뢰하고 있어요. (원제: People don’t trust company blogs. What you should do about it.) 를 통계로 보여주는 forrester research의 결과가 빛을 발하는 경우다.

원래 저런 배경으로 SNS가 나온걸로 아는데 요즘 SNS를 보면.. 데이트나 자아도취, 인맥 확장, 허영심 노출을 통한 정신적 스트레스 배출, 나의 헛된 욕망을 인정해줄(인정하는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원거리에 있는 사람을 찾는 행위 등 이용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채워주고 있다. 아, 요약은 forrester research의 결과가 빛을 발한 경우가 내겐 구글 리더의 Shared Item이라는 것이다.

Shared Item은 '괜찮은 친구들만 있다면' 대단히 매력적인 녀석이다. 그저 내가 원해서 등록한 피드들을 읽다가 '이거 쓸만한데?' 싶으면 '공유' 버튼을 클릭하면 모든 트랜잭션이 끝나기 때문이다. 심적 비용이 들지 않는다. javascript alert도 안뜬다! 이런거 메신저로 보내주려면 구어체 발산 모드로 전환해서 1) 친구 고르고 2) 클릭해서 대화창 열고 3) 아..안녕? 같은 얘기를 하고 4) url을 던져줘야 한다. 게다가 대화를 끝내는 멘트도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공유한 친구의 주관적인 입장이 포함되 있지 않으므로 (메모와 함께 공유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노이즈 필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지인이 공유한 아이템이므로 피드가 마구 쌓이더라도 끝내지 못한 과업에 대해 느껴지는 사소한 책임감 또한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facebook 미니피드에 공유 항목이 올라가서 친구들이 댓글도 달아준다.

본론

오늘은 첫회사 동료 백모씨가 공유한 항목을 훑어보다가 위험한 조언이란 글을 읽게 되었다. 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글쓴이의 컨텍스트를 따라가지 않으므로 오늘도 역시 원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 글을 작성한 토비님은 여러 개발자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어떻게 뛰어난 개발자가 될 수 있는가?''어떻게 개발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가?'

세상을 날로 먹으려고 한다. 사실 이런 질문을 해서 자신에게 진정 이로운 답을 얻으리라 기대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으니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좀 더 편한 길을 찾고 싶었을테고. 분야도 엄청나게 많고, 안전한 곳으로 가고는 싶은데 어딘지는 모르겠고, 자신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잘한다고 하는 사람한테 조언이라도 받아두면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돌리면서 단말마에 세상 거지같다고 말할 근거가 생겼다고 좋아할지도 모른다.

질문자들도 각각의 상황이 있고, 질문 없이는 너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는 등 여러가지 케이스가 있겠지만 자신이 감내해야만 하는 노력을 피하려는 시도를 행동에 옮긴 질문자들에 대한 짜증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했다.

'어떻게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사용할 수 있나요?' 이 질문과 다른게 도대체 무엇인가.

요즘 영어 공부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고수민님의 글을 보며 공감한 '영어 공부의 비밀'이라고 나온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하기' 형태로 생각을 적어보면,

결론

"남의 소스코드 많이 읽으시고요,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 보시고요, 남의 프로그램 많이 써보세요. 자기가 직접 만든 프로그램도 많이 써보세요. 영어할 때 듣는 사람 입장에서 얘기해야지 말하는 사람에서 입장에서 하면 안되지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쓸 고객과도 꼭 만나보세요. 거울보고 스피킹 연습했다고 외국인 만나 말 잘하는 거 아닙니다. 디버깅도 많이 하세요. 말하다 실수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실수를 수습하지 않는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외부의 일시적 평가로서 이룩한 뛰어난 개발자는 일종의 환영입니다. 믿지마시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라고 대답해 주겠다. 쓰고나니 참 무섭네. 난 뛰어난 개발자가 된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될 생각이 없다. 그저 어떤 어떤 상황에서 쓸만한 개발자가 되면 그걸로 족하다.

Comments

8 thoughts shared

01

한날

Q : 어떻게 해야 rath처럼 될 수 있나요?

A : rath의 블로그 많이 읽으시고요, 담배도 많이 피우시고요, 고기도 많이 드셔보세요. 자기가 직접 만든 장난감도 많이 써보세요. 대화할 때 자신의 Context를 얘기해야지 상대방 Context에서 하면 안되지요. 그리고 잔소리 할 사람과도 꼭 만나보세요. 거울보고 사용성 상상했다고 잔소리 할 사람 칼질을 잘 피하는 거 아닙니다. 기획 관점에서 생각도 많이 하세요. 말할 때 개발을 고민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기획을 고민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금방 rath 정신 세계관을 이룩한 것 같은 외부의 일시적 평가는 일종의 환영입니다. 그는 rath입니다. 남의 말 믿지 마시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아니, 어쩌면 rath가 되어 rath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이 되세요. 그러면 rath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02
R

rath

아이고 어렵다 -_-;

03

기분째즈

아.. 로그인이 왜 안되지. 나도 RSS에서 괜찮은 글을 보면 공유를 누르겠어

04
R

rath

일단 구글 친구가 되어야겠어! 며칠전부터 로그인이 안되네. myid.net 만 그렇던데.. 뭐가 문제인지 찾아봐야겠어.

05

오스카

글을 잘 쓰려면, 다독/다작/다상량(한문은 패스)이라고 하죠. 뭔들 안 그럴까요. ^^

06
R

rath

왕도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ㅎㅎ

07
R

rath

다독 다작 다상량 하니까 쇼펜하워가 쓴 문장론이 생각나네요. 그 책 읽고 글 쓰기에 두려움이 생기기까지 했었는데..

08

재동

댓글들도 깨알같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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