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짤막한 고민 하나.
짱돌 하나 들고 맨발로 질주하며 때려잡는 식으로 일하던 습관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웬만한 회사 문화에서는 짱돌에 맨발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 갖춰입고 정리된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코스프레도 다년간 하다 보니 얼추 흉내는 내지만 어디까지나 흉내일 뿐이라 퍼포먼스가 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평소답지 않게 회사 일에 열정이 생겼는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짱돌에 맨발 질주가 더 좋다고 판단했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물론 해당 태스크만 처리하고 사라지는 용병이라면 짱돌에 맨발만 한 게 없지만 동료들이 피토하고 쓰러져 계속 함께할 수 없게 만든다면 별 의미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열정은 있지만 달리지 못하는 괴상한 상황에 직면했다. 업무 시간에는 젠틀한 코스프레만 하고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무도 없을 때 짱돌에 맨발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당장 밥값은 해야 하니 퇴근 후 몰래 짱돌을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젠틀하면서도 진도도 뽑는 사람이 되어 짱돌 없이도 생활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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