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초에 구입하고 처음 몇페이지만 읽다가, 오늘에서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여 다 읽은 책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 이다.
2004년 작년 한해는 프로그래밍이나 내 커리어 레벨로 보면 완전히 낭비된 해였다. 99~03년까지만 해도 한해 독서량은 전공서적을 비롯하여 50권정도가 되었지만, 04년에는 내 인생에 다른 미션을 채우기 위해 많은 실험적인 행동을 하느라 책을 구입하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었다 (변명 한번 참 길다 ㅡ_ㅡ)
읽다보니 저자 김익환님을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
내가 알지 못했던 것 => 좋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많이 배우게 되고, 찔리는 점도 많다.
-
알고 있었지만, 망각하고 있었던 것 => 리프레쉬할 수 있다.
-
알고는 있었지만, 옳고 그름을 파악하기 힘들었던 것 => 옳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
알고 있고 옳다고도 알고 있었지만, 상대방을 설득할 말이 충분하지 않았을 때 => 설득할 말을 충분히 찾게 되었다.
-
기존 프로그래밍 생활에서 스트레스 받고 있었던 것 => 김익환님이 다 책에서 스트레스 풀어주시므로, 대리만족 짱 -_-
무엇보다 이 책을 보면서 난 너무 저자를 좋아하게되었다. 이 분과 함께 일해보고 싶고, 상관으로 두고 싶다.
어찌되었던간에, 스크랩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 몇마디 옮겨보겠다.
[프로그래머의 적, QA]
"한국은 프로그래머들의 천국이다. QA(Quality Assurance) 의 악몽도 없고 코딩할 때 대부분 자기 멋대로 해도 크게 제재하는 사람도 없으며, 한번 코딩해 놓고 나면 자기밖에 모르니까 회사에서의 자기 위치도 중요해진다. 하지만 인간사회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기른 자식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 회사의 미래가 걱정되는 부분이다." - p214
[제조업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하지 말아라]
"소프트웨어는 모두 사람이 만들어낸다. 반면 제조업은 기계나 장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당연히 소프트웨어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일의 연속성 또한 중요하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나중에 다시 시작하면 능률이 떨어진다.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밤새우며 일을 끝내고 가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막 벌여놓은 일을 중간에 그대로 두고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머 들은 탄력성 있는 시간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제조업은 반대로 규칙적인 것을 중시한다. ................ (중략) ................... 한 10여명 되는 팀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일하는 시간도 다르고 해서 탄력적인 근무시간이면서도 규칙을 정해놓았다. 각자 편리한 시간대로 일해도 좋지만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는 모든 사람이 항상 회사에 있도록 했다. 그래야 모여서 회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 p118
[언제 개발 시작할꺼야?]
"이런 우화가 있다. 두 개발 그룹에게 프로젝트 기간을 정하고 주어진 기간 안에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주었다. 첫째 그룹은 즉시 열심히 코딩을 시작했다. 밤새워 열심히 일한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반 정도 끝냈다고 했다. 기간 안에 끝내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도 했다. 여유만만이었다. 둘째 그룹은 매일 만나서 회의만 하였다. 회의에서 서로 의견 충돌도 많다. 첫째 그룹은 둘째 그룹에게 '너희는 도대체 언제 개발을 시작할 거야?' 하고 물어보곤 했다. 둘째 그룹은 그냥 웃고 넘어갔다. ..... (더 안써도 되죠-_-? 결과는 불보듯 뻔;; ) 이 두 그룹간의 성공여부는 불 보듯 뻔하다. 두 그룹의 차이점은 개발에 대한 개념 차이에 있다. 첫째 그룹은 코딩이 개발(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코드를 쓰지 않으면 일한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인정도 받지 못한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한 것은 일한 성과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니 빨리 코딩을 시작해야 하고 뭔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함께 코딩을 했다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코딩은 전체 개발기간 중의 20%에 불과하다. 그 이상 코딩에 시간을 보내면 근본적 으로 개발 시스템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문화는 첫째 그룹에 가깝다. 항상 우화가 뜻하는 것이 뭔지 알면 서도 우화를 우화로서 듣고 넘기고 현실에서는 그와 다르게 행동한다. 보통사람들에게는 우화의 교훈보다는 현재의 습관이 더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p158
흐흐 내용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 책은 개발자들도 봐야겠지만, 사장님들이나 관리직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Comments
1 thoughts shared
pistos
졸라 찔린다.. ;;;
Continue Reading
Discover more thoughts and insights
ParkingWars, 아이스크림 트럭에 RV 놓으면
짜잔 $61,210!!! ParkingWars - RV with Icecream Truck 슬슬
클래식 시리즈 - 사랑의 기쁨
세광 피아노명곡집 2권에 있는 사랑의 기쁨(Plaisir damour)입니다. 들어보기 악보가 나와줬으면.. 하는 가요들이 영.. 악보 출시가 안되어 요샌 연주곡과 명곡집만을 방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근황
블로그 업데이트를 안한지 너무 오래 되서 -ㅅ- 업데이트를 하려 합니다. 마지막에 쓴 글이 이승환 8집 나온 10월 8일. 오늘은 10월 25일. 무려 17일이 지나가버렸네요. 지난달부터는 회사에 계속 출퇴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