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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종일 속 안좋아서 일도 제대로 못한 하루를 되뇌이며 제대로 씻지도 않고 침대에 자빠졌건만
이불 덮으면 덥고 뿌리치면 춥고 오만가지 잡생각만 나니 홈피에 주절거리고
침대에 누워 읽던 책의 문장들 몇개 옮겨본 후 뜨슨물에 샤워하고 잘 생각이다.

예전 같으면 ‘내일 아침에 꼭 일어나야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입사한지 4주가 되었건만 아직 새 회사에 덜 적응됐는지 8시 15분만 되면 알아서 일어나진다.
연관성, 친절함, 공감이 없이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기란 잡담의 능력까지 부족한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차피 알아서 일어나지니까 ‘좀 늦게 자면 어때’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여태까지 회사란 곳을 다닐 때는 99년 알바 회사, 99년초 ci까지. 입사를 하면서부터 뚜렷한 미션이 있었다.
입사당일부터 스스로를 버닝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에게 떳떳했다.
리코 입사 때는 초반에 할 일이 없어 방황하다가 jmsn 이란 것을 만들기까지 했었다.
프리랜서는 관계 자체가 업무이기 때문에 한창 선호했었다. 갑의 열정이 을의 열정보다 떨어지는 엿같은 것들 보면서 프리랜서 열정은 확 식어버렸지만.

덕분에 바로 할 수 있는 익숙한 일이 없으면 어쩔 줄을 모른다. 익숙하지 않더라도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익숙한 것일 경우 쉽게 버닝이 가능하다.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존 프로그램 재창조하기’와 같은 일은 새로운 언어가 아무리 익숙하지 않더라도 학습과정 자체가 익숙하므로 쉽다.

좀전에 읽었던 책 문구들이나 옮겨본다.

– 사람들은 한때 사생활과 직장생활을 확실히 구분했다. 그 경계선 덕분에 직장인들은 매일 오후 여섯 시에 칼 같이 퇴근해서 온 가족과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 충실한 가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직장인의 사생활 중심에는 인터넷이 있다. 집에서도 회사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사생활과 직장생활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사람들은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똑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직장에서 독불장군으로 소문 난 사람이 집에서 아무리 좋은 사람인 척해도 소용없다. 이웃이 언제라도 당신의 회사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동기부여’다. 동기부여는 감정적인 반응이며 기업의 가치를 말해 주는 기준, 즉 ‘수익성’을 향상시켜준다.

– 벌써 알고 있겠지만, 경청해 주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바람에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관심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자원이다.

–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인생의 80%는 그냥 생기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다.

– 상사가 ‘회사 내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을 믿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52%, ‘경력에 도움이 되는 기회’라는 말을 믿는 사람은 44%, ‘업무를 잘 처리하면 회사가 그만한 보상해 줄 것’이라는 말을 믿는 사람은 39%였다.

– “우리가 정말 뭘 원하는지 알아요? 그건 서류에도 나와 있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하죠. 우린 크리스마스에 늦지 않고 물건을 입고해 줄 업체를 고용하고 싶어요.”

– 연관성이 있어야만 타인의 심리타점(sweet spot), 즉 머리와 마음이 열정으로 이어지는 지점이자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해 주는 과녁의 중심에 도달할 수 있다.

– 조지 포먼에게는 철칙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는다’ 였다.

난 가끔 겉멋으로 포장성 구라를 칠 때가 있긴 하지만, 낚시질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낚시질을 할 때는 내 마음에 들어서, 내 소박한 그릇을 넘치는 기쁨을 주저하지 못할 때 뿐이다. 혹은 귀가 얇거나.

이것은 필터링할 정보가 99%인 이 세상에서 타인에게 고충을 주는 행동이긴 하지만, 값진(뛰어난 것이 아닌) 것들을 아무 노력 없이 쉽게 얻는 세상을 보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정보를 필터링하는 독자가 희생하거나, 값진 정보들을 긁어내는 검색엔진 개발자들이 희생하거나.
누군가가 희생해야된다면 타인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귀찮은 노력을 면하기 위해 내 손을 희생하는게 제일 빠르다. 나도 하기 싫고 현상태가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면 그저 카오스 상태로 냅두면 그만.

다 포장이고, 내가 무언가에 대해 홍보하지 않는 습관이 있는 이유는 내 특유의 소심함과 홍보성 글로 사람을 기만하는 것을 혐오하고 no pain no gain 을 추종하며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 책임지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정당한 PR조차도 꼴사납게 보는 내 상상속의 사회가 두려워서 그럴수도 있고.

진실성을 그토록 나와 남들에게 들이대면서, 가끔은 원치 않는 접근자를 설득없이 아주 빠르게 거절하기 위해 그럴싸한 거짓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독서는 스스로를 자극하게 해줘서 정말 좋다.
좋은 책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어 기쁘고, 이런 책들을 경제적 부담없이 마음껏 구입해 볼 수 있게 복지카드 마련해준 회사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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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7 08:37 수정

역시나 8시 15분 칼 기상 후, 식사 완료 –v

2 replies on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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