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조직을 망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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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은 시스템의 문제나 조직의 문제를 보고, 그것을 지적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길을 선택하는 대신, 책임감 중독에 빠져 스스로를 희생하여 조직의 문제를 자신이 커버해야 된다고 생각한 뒤, 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초반에는 스스로가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기분에 우쭐해 하기도 하고, 기존 문제점을 아는 사람들로부터 중요한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들은 머지 않아 곧 지치게 되고, 시스템이 가지고 있던 많은 문제점들이 다시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왜냐하면 이들이 자꾸 문제점들을 숨겼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스스로 처리해버렸기 때문에) 누구도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일의 복잡도가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이들이 업무에 착수할 때보다 문제점들은 더욱 더 커져있게 마련이다. 결국 또 한 명의 착한 사람이 필요하게 되고, 악순환은 깊어지게 된다.

물론 나는 이런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사람일 뿐이다. 혹은 현재의 후진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에 두려움을 느끼고 한 발 뒤로 물러선 회피성 성격의 사람일 뿐이다.

문제점들은 공유되고 까발려져야만 한다. 임원들은 이런 사람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Comments

16 thoughts shared

01
E

endloop

이 포스트가 왜 우리 회사 고민게시판에...

02
J

Jang-Ho Hwang

03

오스카

우와 유명인! ㅋㅋㅋ

04
J

Jang-Ho Hwang

@오스카 며칠전에서야 xrath.com 서버에 mod_deflate 설정을 했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흐흐;

05
P

pistos

착하다기보다는 귀찮아서.. ㅋㅋㅋ

06
J

Jang-Ho Hwang

@pistos 설득과 대의보다.. 개발이 훨씬 쉬우니까요?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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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늘

오 이거 완전 동감가는 내용이다

08

우울한딱따구리

그 착한 사람도 처음 몇번은 프로세스를 개선하려고 노력해 보지 않았을까요?

09

르매

자기를 희생해서 프로세스의 문제를 숨기는 것은 잘못인 거군요.

그런데 어디까지가 적합한 프로세스를 밟은 것이고, 어디까지가 자기 희생인지는 대개 모호하지 않을까요?

이 글의 요지가 충분히 공감가고 옳다고 느끼지만.. 어떠한 프로세스도 완벽할 수 없고 거의 항상 모순과 불합리함을 가진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 한계를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양보하는 태도를 나타낼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양보의 태도가 이 글에서의 착함과 혼동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10
J

Jang-Ho Hwang

@우울한딱따구리 몇번 프로세스를 개선하려고 노력했으나, 그 시도가 적절치 못했거나 상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되겠지요. 악프로세스도 프로세스인데, 그 착한 사람만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꿈꿨다거나.. 하는 경우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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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ang-Ho Hwang

@엔하늘 언젠가 네가.. 미투 버튼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GDRS 플러그인 붙였는데.. usage가 너무 낮아! 뗄까~ ㅎㅎ

12
J

Jang-Ho Hwang

@르매 적절한 지적 감사합니다. 관계자들이 모두 사람임을 고려하면 완벽한 프로세스가 운용되기 어렵다는 점 공감할 수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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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몬드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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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ang-Ho Hwang

@아크몬드 감사합니다. ^^

15
S

siera

헉 .... 나다...... ㅡ.- 회피성 성격의 사람... 어떤면으로는 맞는 말인듯....

개선에 대해 말을 꺼내고.. 눈치만 보다 결국.... 혼자 처리해버리는... 단순히 매우 소심한 사람일수도.... ㅡ////-

16
J

Jang-Ho Hwang

@siera 다음 사람이 힘들어지는.. 우후후 -ㅅ- 잘 지내고 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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