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의 지인을 만나 자신의 특정 파트에 대해 '변한 게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정작 본인은 그 파트에 대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면, 실제로 변한 것은 없고 그저 무의식적으로 동작하던 파트가 의식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변한 것이 없다는 점에 집착하여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어떤 속성을 무의식에서 의식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난이도가 매우 높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반복 훈련하는 것은 의식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들을 무의식으로 내리고자 하는 활동이며 우리는 그러한 활동에 익숙한 편이다. 한편 무의식에 머물던 내용을 의식으로 뽑아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일단 한 번 의식 수준으로 뽑히면 오토파일럿으로 동작하던 것들이 다 와르르 무너져서 일일이 다시 습득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통을 겪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습득이 완료될 때까지는 그 전보다도 못한 병신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해당 특성에 대해 '변화가 없다'고 피드백을 했다면 습득이 거의 완료됐다고 간주해 볼 수 있는 것이고 이제 의식 수준으로 올라와 통제력까지 갖춰 필요에 따라 넣었다 뺐다도 가능해진 것이니 기뻐해야 마땅한 것이다. 마스터 요다의 you must unlearn what you have learned를 이룩해낸 것이다. 부모가 물려준 재능을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획득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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