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5일째. 오늘도 역시 흥미진진한 일들로 가득했는데 이건 아마 내가 큰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던 데서 오는 흥분감인 것 같다.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잘 잊지 않는 3개월 정도는 어떤 악재가 오더라도 즐겁게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대기업에서 일하기에 완전히 젖어든 상태다. 이전 회사들에서 내가 받았던 도전과 고통은 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혼자 욕심 부리다 받은 번뇌였다는 사실에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놔 인지도 못하고 있던 죄의식들이 하나둘씩 녹아내리고 있다. 이 회사에 오래 다녀서 부정적 시각이 충분히 쌓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다 이해되고 실망감이 잘 들지 않는다. 나 대기업 취향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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