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분석학에서 동일화는 다른 개인이나 집단의 특징을 자신의 것과 동일하게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신의 자아와 동일시 하는 타자가 자신일 수 없다는 것은 그 동일화의 동일화가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이 상호적이지 않을 때 그러니까 자신의 자아와 동일시 했던 타자가 나를 동일시 하지 않을 때, 엄밀히는 그것을 발견했을 때 동일화는 파열된다. 사랑에서의 동일화는 행동양식적인 측면에 있어서 의존과 유사하다. 또한 정신 질병적인 양상을 띄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그는 내 안에서 자신의 자아와 동일시 되어있기 때문에 증상을 자각하기 힘들다는 것에 문제가 있으나, 동일화의 오류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언어습관인 "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라는 종류의 말들을 아무생각 없이 한 사람이 자리에 없으며,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음에도 내뱉는 것등으로 유추할 수 있다.
(( 그럼에도 나는 왜 좀 더 빨리 눈치채지 못했을까? ))
보름이 조금 넘는 여행을 다녀오고 나는 종종 외롭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문제는 그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할 때에 더 그러한 생각이 강해, 가까이 있는 사람이 멀리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당연하다. 나는 그를 나로 여기고 있었으며, 그는 내 안이 아니라 나의 밖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멀리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간 약속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을 비교 할 일이 생기고 나서야 나는 뒤늦게 내가 얼마나 멍청한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고는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내가 아니다.
타자를 스스로와 동일화 하는 것의 오류는 비단 부부, 연인간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적인 측면은 종종 깊은 애정과 함께 타자를 자신의 자아안으로 담아내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이 기적이 아니냐 라고 사실 내게 계속 묻고 싶었던 마음에 스스로 답하고자 이 글을 쓴다. 사랑은 기적이 아니다. 사랑은 현실이다.
그나저나 이 난국을 어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사랑하고 있다. ( 사실은 조금 삐져있다. )
- 삽질중인 유부녀, elle.
Comments
2 thoughts shared
neonatas
대상이 사랑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내가 너무 자주 빠지던 오류네 -_-..; 지금은 빈도가 좀 줄어들었지만... 암튼.. 동일화와 정반대의 심각한 오류도 있는듯.. 조금 조악하게 내면을 묘사하자면.. '너 따위가 나랑 같을리 없어', '니가 이런 생각을 이해할리 없어', '너는 몰라' 등등 ㅡ ,-.. 동일화는.. 상대적으로 쫌 예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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