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껴 놓은 일들은, 그것이 머리속에 남아있는 동안이나 외부 환경에 의해 일시적으로 자극될 때마다 현재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그런데 계획과 일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다보면 피치 못하게 제껴 놓은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거창한 계획과 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생기는 많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막 저녁시간이 되었는데, 지금 붙잡고 있는 버그가 내게는 밥보다 훨씬 중요하다면 우선순위에 따라 저녁식사를 아무렇지 않게 미뤄버릴 수 있겠지만, 그 저녁식사가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약속이라면 어떻게 될까.
일을 제껴 놓는 상황은 항상 active 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passive 한 형태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껴 놓은 일이 에너지를 갉아먹는다고해서 제껴 놓은 일을 아예 없애버리려고 하거나 최대한 줄이려는 행동, 혹은 욕심을 줄여서 그 일을 포기하는 것은 완벽주의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완벽한 것은 좋지만 완벽주의는 눈만 높고 현실은 형편없다는 데서 기인한 부정적인 단어이다.
그보다는 제껴 놓은 일들이 우리의 에너지를 갉아먹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제껴 놓은 일들을 다 처리하려고 들면 새로운 기회가 없을테니까 말이다.
제껴 놓은 일들이 에너지를 갉아먹는 이유는 그것에게 더 신경을 썼어야, 혹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껴 놓은 일들이 더이상 에너지를 갉아먹지 못하도록 그 일을 잘 문서화해두고, 그 문서에게 신뢰를 주고, 머리속에서 지워버리자. 그리고 나중에 그 일을 다시 해야할 때가 되면 문서를 읽으며 새로운 기분으로 문맥 탑재를 시작하자. 이러한 문서를 쓸 때 주의해야할 점은, 문서 내용에 문맥이 포함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문서에 의존성을 확실히 두고 그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보통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실들이라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낸 문맥들이다.
p.s. 여자친구가 회사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버그 잡고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문서 작성 중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괜찮은 방법일까요?
Comments
6 thoughts shared
@seokkyun han 석균님도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래요 ^^ 미투데이에 어느 분은 '나 지금 깨지고 있는 중이야..' 라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코멘트를 해주셨습니다. 하하하..
bluex
미투데이의 답변은 질뭉을 벗어난 답이니 생략하고 ' 나 지금 버그잡기위한 문서 작성 중이야 '로 추천합니다.
byun
오.. 완벽주의.. 정말 그럴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것 같은 기분이네요.. (이런 핑계로 맨날 미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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