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수많은 업체들이 사람들의 주의력을 빼앗아오기 위해 별별 노력을 다 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주의력을 지키기가 어렵다. 인지능력은 따로 시전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성 관련된 블로그들에서는 한 번에 한가지 일만 하자는 주장이 많다. 지난번 글에서는 다른 것들을 외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우리는 365일 24시간 용맹스러운 전사가 되기 어렵다. 지치기도 하고 소심해지기도 하고 주늑들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피곤하고 지쳐있고 잠을 잘 때도.. 시간은 흘러가고, 아무도 노력하지 않아도 마감기한은 척척 우리를 향해 걸어온다. 용기를 내기도 바쁜데, 이제 더 적은 리소스(시간)를 가지고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압박은 배가 된다.
시간이 부족해지면 일을 제 시간에 끝마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한다. 약간 두렵기도 하고. 그러면 할 일은 더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주의력은 점점 더 분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번에 한가지 일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단한 의지력의 소유자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저 어려운 일이다.
이런 어려움과 싸우고 있던 어느날 밤,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갑자기 마우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이였다. 진짜 성질난다. 혼자 중얼중얼 욕하고 마우스를 집어 던진다. 그렇게 되고나니, 눈앞에 놓인 수많은 문제들이, 그저 차근차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때려 죽이고 싶은 어떤 나쁜녀석으로 변화되었다. 이럴땐 계획이고 뭐고 없다. 어떻게든 없애버려야 하는 것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전시.
그래서 그녀석 하나를 죽이고, 죽이다가 눈에 띈 맘에 안드는 녀석 하나 또 죽이고, 그러다보니 문제들이 다 없어졌다. 그러나 없애버리는데 급급했어서 인지능력도 떨어졌고, 주의력이 한 곳으로 완전히 쏠렸었기 때문에, 미션이 끝나고 뒤를 돌아보면 헛점 투성이에 실수도 많다. 하지만 분명하게, 눈앞에 보였던 Task는 종료했다.
이 시점에서, 어떤 형태의 결론을 내버리는 것을 대단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분산된 주의력과 하나에 꽂힌 주의력은 나름대로 쓸모가 많다. 하나는 통찰을 주고, 다른 하나는 결실을 준다. 그저 마우스 때문에 우연히 일어났던 일을, 계획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사악한 생각이 내 머리를 떠돈다. 비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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