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다시 시작했다.
요새 내가 하는 활동은 목록으로 나타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
Conversation 에 필요한 마인드와 스킬 학습
Conversation 연습. 주로 메신저와 이메일을 이용
기술 문서 읽기
구글리더 탐독
명언 읽기
피아노 연습
피아노 연주
프로그래밍 프로젝트
한 사람만으로는 위의 활동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보인다.
학습은, 특히 개념과 마인드를 학습할 때에는 어느정도의 자기 부정이 불가피하다.
연습은, 그것을 실전에 써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어느정도의 자기 확신이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 편의 연극으로 끝나버릴테니까.
구글리더 탐독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RSS를 구독하는 것이니만큼, 일단 주의가 분산된다. 분산된 상태를 유지할 경우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테지만, 특정 피드에 강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경우 주의력이 한 곳으로 쏠리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RSS 구독을 시작하기 전에 주의력으로 쏟고 있던 것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명언 읽기. 명언은 당연하게도 스스로의 문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저자가 어떤 문맥을 가졌었는지는 별 상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이가 짧고, 많은 사람들에게 통찰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명언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통찰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심지어 나 혼자 볼 때도. A라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명언을 보면 A1을 느끼지만, B라는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명언을 다시 보면 B1을 느낀다. 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합리화하여 자꾸 인용을 해대려는 인간의 마음을 어찌하랴. 그런데 안타깝게도 괴테나 니체의 잠언들은 오해의 여지가 거의 없으면서 큰 통찰을 담고 있다. 몰입 중에 새로운 통찰을 받아들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당연하게도 플로우가 깨진다. narrow 했던 시야가 broad 해진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로서 살아가려면 스스로를 narrow하게 몰아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피아노 연습은, 잘하려고하는 욕심을 누르고, 천천히 정확하게 반복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음악적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기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감성을 잃어도 안된다.
피아노 연주는,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리들의 배열이 아닌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스피드로, 그날 기분에 따라 시나리오를 하나 만들고,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 평소에 연습을 많이해서 아주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왔을때도 그저 한 음악의 컴포넌트를 만들어낸다는 기분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 팀워크가 필요하다. 전체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는, 여기서 하나의 패러그래프로 쓸 수 없을만큼 복잡하다. 그래도 몇가지만 써보겠다. 프로그래밍 작업은 이전보다 많이 추상화되었다. 예전처럼 어느나라 말인지 모를 문자들을 집합들로 이루어진 메뉴얼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개발자들도 이제 글을 잘 쓴다. 생각대로 하면 정말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real world용 프로덕트를 만들다보면 자꾸 이녀석이 프로그래머를 narrow한 시각을 갖도록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삽질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설계상의 문제가 생기면 다시 broad 해져야 한다. 엔드유저의 입장에서 보면 개발에 들어가는 모든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고 편하고 좋은 것만 주장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뇌 1개, 심장 1개만 가지고 해보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우리는 잠도 자고, 때가 되면 밥도 먹고, 사람들과 긴 문맥을 가지고 관계를 맺고 지내기도 한다. 나는 지금 안하고 있지만,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운동은 피를 빨리 돌게 한다.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생기는 현상들은 지극히 인프라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것이 다른 활동에 미치는 영향들은 구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는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글을 다 쓴 지금의 내 상태는 어떤 상태일까? 내게 어떤 능력을 요구했으며 나는 무엇을 했나. 이제 무엇을 해야 더 효과적일까? 효과적이지 않더라도 해야할 다음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들을 밟으며 변신해야하는 것인가.
Comments
8 thoughts shared
상희누님
장호글은 나에겐 쉽게 읽혀 지질 않네.. 이따가 다시 맘잡고 앉아서 봐야지..
bluex
간만에 굉장히 집중해서 글을 읽었어...... 땡쓰
bluex
기름값 비싼건 알아가지고.... 상투적인 빛과 소금 뭐 이런것도 많은데 ;;; 욕심쟁이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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